퇴직을 1년 6개월 앞두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숫자가 점점 줄어들수록 기대보다 불안이 먼저 찾아오더군요. 직장이라는 울타리가 사라진 뒤 스스로 하루를 채워야 한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이 글은 퇴직을 앞두고 심리적 불안을 느끼는 분들과 제 경험을 나누고 싶어 씁니다.퇴직이 가까울수록 왜 불안해지는 걸까퇴직을 앞두고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건 개인의 나약함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유지해 온 생활 구조 자체가 해체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직장생활 동안 우리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출근하고, 역할과 책임을 부여받으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구조적 루틴(Structured Routine)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구조적 루틴이란, 외부에서 주어진 일정과 역할이 개인의 시..
퇴직 후 가장 무서운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처음엔 과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퇴직 후 방향을 잃은 분들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퇴직 전부터 하루 일과를 직접 짜고 검증하고 있는데, 막연히 준비하는 것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퇴직 후 생활리듬, '자유'가 독이 되는 순간일반적으로 퇴직하면 "이제 마음껏 쉴 수 있다"는 기대를 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직장생활 30년 가까이 외부에서 강제된 루틴, 즉 서캐디언 리듬(Circadian Rhythm)에 맞춰 살아왔기 때문에 그 구조가 사라지는 순간 몸과 정신 모두 흔들릴 수 있습니다. 서캐디언 리듬이란 수면과 각성, 식사, 호르몬 분비 등이 24시..
퇴직 후 달라지는 건 직함만이 아닙니다. 하루 대부분을 밖에서 보내던 사람이 갑자기 집이라는 공간에 종일 머물게 되면, 가족관계의 무게와 결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다행히 퇴직할 때까지 주거지 근처에서 근무했지만, 얼마 전 한 선배님께 들은 이야기가 오래도록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 말이 공감됐기 때문입니다.타지 생활 후 퇴직, 그 낯선 귀환의 이야기직장 여건상 주거지가 아닌 타 지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 퇴직한 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왔더니 배우자도, 성인이 된 자녀들도 예전 같지 않더라고 하셨습니다. 함께한 시간이 쌓이지 않은 탓에, 가족인데도 서로의 생활 리듬이 완전히 달랐던 거죠.저는 그 말을 들으면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어도 '관계'는 저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