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퇴직 후 재취업 (계속고용,노인일자리,정년연장)

슬기로운 퇴직 가이드 2026. 10. 19. 16:19

목차



    퇴직하면 편하게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퇴직을 2년 앞에 두고 보니, 쉬는 것보다 '어떻게 계속 일할 것인가'가 더 큰 숙제가 되어 있었습니다.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퇴직 후에도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단순히 돈 때문만은 아닙니다. 일하는 것 자체가 삶의 리듬이자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60세 퇴직, 정말 '은퇴'일까요

    솔직히 저는 60세 퇴직이 너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체력도 있고, 30년 넘게 쌓아온 실무 경험도 있는데 그걸 그냥 내려놓아야 한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평균 나이는 58세이고, 완전한 은퇴까지 최소 3년은 더 경제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한국리서치).

    여기서 '주된 일자리'란 생애 주요 직업으로 가장 오랫동안, 또는 가장 최근까지 종사한 핵심 일자리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내 커리어의 본업입니다. 그 본업을 58세에 마친다는 건, 그 이후 10년 이상을 어떻게 살아갈지를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제가 우려하는 건 단순히 소득의 공백만이 아닙니다. 퇴직 직후 몇 달은 자유로운 시간이 반갑겠지만, 그 상황이 6개월, 1년 이상 이어진다면 하루하루가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생활 리듬이 무너지면 건강도 같이 흔들립니다. 같이 지내는 배우자와의 갈등도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로 번지기도 합니다. 이건 제 주변 선배들을 보면서 직접 목격한 일입니다.

    퇴직 후에도 일하려는 이유를 조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생활비·부양비 등 경제적 요인: 56%
    • 자아실현, 여가, 건강 유지 등 개인 생활 영유: 29%
    • 사회활동 참여: 16%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지만, 비경제적 이유를 꼽은 사람도 절반 가까이 됩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경제적 요인이 46%로 떨어지고 개인 생활 영유와 사회활동 참여 비중이 오히려 올라갑니다. 나이가 들수록 '먹고살기 위해서'보다 '살아있기 위해서' 일하고 싶어진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계속고용제도, 한국은 지금 어디까지 왔습니까

    일본 이야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일본은 이미 65세까지 고용확보 의무를 법으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고용확보 의무'란 기업이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을 폐지하거나, 정년 후 재고용하는 방식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법적 요건을 의미합니다. 70세까지는 취업 기회를 마련하도록 기업에 노력 의무도 부과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25년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취업자는 약 943만 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요? 한국의 현행 법정 정년은 만 60세입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인 만 65세와는 5년의 공백이 존재합니다. 이 공백 구간에 소득도, 연금도 없는 '소득 크레바스(income crevasse)' 문제가 발생합니다. 여기서 소득 크레바스란 퇴직 이후 연금을 받기 전까지 어떤 공적 소득도 없는 구간, 즉 소득이 완전히 끊겨버리는 절벽 구간을 뜻합니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5%는 법정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퇴직 후 재고용 의향도 마찬가지로 85%에 달했습니다. 노동계는 정년 연장을, 경영계는 재고용 중심의 계속고용 방식을 주장하며 팽팽히 대립하고 있지만, 사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어느 방식이든 '계속 일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제 경험상 이 논의에서 가장 빠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방식보다 중요한 건 '어떤 조건으로 일하느냐'입니다. 재고용이 되더라도 임금이 대폭 깎이거나, 고용 형태가 불안정하다면 진정한 의미의 계속고용이라 볼 수 없습니다.

    맞춤형 일자리, 자격증이 연결고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제가 직접 찾아보면서 느낀 것은, 퇴직 후 재취업 시장이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낮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경력과 무관한 직종으로 이동하는 전직(career transition)의 경우, 여기서 전직이란 기존 직업을 떠나 전혀 다른 분야의 일자리로 옮기는 것을 말하는데, 준비 없이 뛰어들면 현실적인 어려움이 큽니다.

    제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접근은 국가공인 자격증을 전략적으로 취득해 맞춤형 일자리와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평생교육사 같은 자격증은 국가 또는 지자체 지원 일자리와 직접 연결이 됩니다. 이런 자격 기반 접근은 단순 노무직이 아니라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는 일자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한국의 65세에서 69세 고용률은 약 57% 수준입니다(출처: OECD). 수치만 보면 낮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일자리의 질이 문제입니다. 평생 사무직으로 일한 사람이 퇴직 후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가 경비, 청소, 단순 노무에 집중되어 있다면 이건 고용률 통계 이전에 사람의 존엄성 문제입니다.

    제가 제안하는 건 국가 차원에서 다음 세 가지를 함께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1. 고령자 적합 자격증 취득 지원 — 훈련비 지원과 시험 준비 인프라 확충
    2. 자격증과 연계된 민간·공공 일자리 데이터베이스 구축 — 구직자와 구인처의 매칭 효율화
    3. 단시간 근로(short-hour work)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 정비 — 여기서 단시간 근로란 주 15시간에서 30시간 이내로 일하는 방식으로, 체력이 예전 같지 않더라도 사회와 연결을 유지하면서 소득을 보완할 수 있는 유연한 근로 형태입니다.

    일하는 고령층과 그렇지 않은 고령층을 비교하면, 일하는 분들이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 지표에서도 유의미하게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게 숫자 이전에 현실에서 충분히 납득이 됩니다. 매일 아침 나갈 이유가 있는 삶과 없는 삶은 다릅니다.

    퇴직은 끝이 아니라 전환점입니다. 저는 그 전환점을 준비 없이 맞이하지 않으려고 지금부터 움직이고 있습니다. 퇴직을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쉬어야지'보다 '어떤 일을 어떤 조건으로 계속할 것인가'를 지금 바로 고민해 보시길 권합니다. 개인의 준비도 중요하지만, 그 준비가 실질적인 일자리로 이어지려면 국가의 정책적 뒷받침이 반드시 함께 가야 합니다. 초고령사회는 이미 시작되었고, 준비할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취업 또는 재무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취업 지원이나 재정 설계는 관련 전문가 또는 공공기관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tn.co.kr/_ln/0532_202609281008378130#container
    https://hrcopinion.co.kr/archives/author/kimjy
    https://www.youtube.com/watch?v=Ps-mIZh0r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