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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고 나서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분들, 주변에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퇴직을 2년 앞두고 있는 지금, 오히려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지금 몸에 익혀두지 않으면 퇴직 후에도 결국 안 하게 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거든요. 근력운동은 퇴직 후 건강한 삶을 위한 준비이지, 퇴직 이후에 시작해도 되는 숙제가 아닙니다.
왜 걷기만으로는 부족한가 — 근감소증이라는 진짜 문제
퇴직 후 운동을 시작하는 분들 대부분이 걷기나 등산을 선택합니다. 물론 걷기도 훌륭한 운동입니다. 그런데 저도 처음에 뱃살을 빼겠다고 유산소 운동만 집중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빠르게 걷기와 계단 오르기를 매일 반복했는데, 어느 순간 몸이 가벼워지기는커녕 오히려 힘이 빠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근육이 함께 빠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근육을 유지하면서 체중 5kg 감량에 성공했습니다. 제 경험상, 유산소만 믿었다가는 생각보다 빨리 근력이 무너집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개념이 바로 근감소증(Sarcopenia)입니다. 근감소증이란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몸의 엔진이 조금씩 꺼져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의자에서 일어서는 동작이 버거워지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다리가 풀리는 느낌이 드는 것이 대표적인 신호입니다. 제가 동네 공원에서 어르신들을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도 이 하체 약화 문제입니다. 상체는 멀쩡해 보여도 다리를 질질 끌거나 계단 앞에서 멈칫하는 모습이 적지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주요 근육군을 사용하는 근력강화 활동을 주 2일 이상 실시하고, 균형과 근력훈련을 포함한 복합적인 신체활동을 주 3일 이상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WHO). 이 권고가 특히 하체와 코어 근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낙상 예방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낙상 예방이라는 표현이 단순하게 들릴 수 있는데, 실제로는 굉장히 무거운 문제입니다. 낙상(Fall)은 고령자에게 골절, 장기 입원, 독립적 생활 종료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고령자의 낙상 예방을 위해 하체 근력과 균형능력 훈련을 핵심 권고 사항으로 포함시키고 있습니다(출처: CDC). 즉, 하체 운동은 단순히 다리를 튼튼히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간을 늘리는 투자입니다.
퇴직 전부터 시작하는 홈트레이닝 — 실천 방법과 제 루틴
저는 지금도 매일 새벽 헬스장에서 하체와 상체를 하루씩 번갈아 운동합니다. 하루는 스쿼트와 레그프레스 중심의 하체 운동, 다음 날은 벤치프레스와 로우 중심의 상체 운동입니다. 퇴근 후에는 아파트 주변 4km 빠르게 걷기와 계단 오르기를 매일 가능하면 빠지지 않고 하고있습니다. 그리고 사무실에서는 앉아 있는 시간이 워낙 길어서, 의자에서 일어설 때마다 스쿼트를 몇 회 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루틴을 말하면 "그건 헬스장이 있어서 가능한 거 아니냐"는 반응이 옵니다. 물론 헬스장이 있으면 좋습니다. 하지만 집에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제가 권하는 홈트레이닝 핵심 동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의자 스쿼트: 튼튼한 의자 앞에 서서 엉덩이를 뒤로 빼며 앉고, 발바닥으로 바닥을 밀어 일어서는 동작. 대퇴사두근(넓적다리 앞쪽 근육)과 둔근(엉덩이 근육)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 벽 푸시업: 벽에 손을 짚고 팔꿈치를 굽혔다 펴는 동작. 흉근과 삼두근을 활성화하면서 어깨 안정성도 함께 키울 수 있습니다.
- 카프 레이즈(종아리 들기):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동작으로, 종아리 근육인 비복근과 가자미근을 강화해 보행 능력과 균형 유지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가자미근이란 종아리 깊은 곳에 위치한 근육으로, 서 있는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 버드독(Bird Dog): 네 발 자세에서 팔과 다리를 대각선으로 뻗는 동작. 코어 안정성(Core Stability)을 높이는 운동입니다. 코어 안정성이란 척추와 골반 주변 근육들이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능력을 말하며, 낙상 예방과 허리 통증 감소에 핵심적입니다.
- 저항밴드 로우: 밴드를 발에 걸고 당기는 동작으로, 광배근과 승모근 같은 등 근육을 자극합니다.
저는 사무실에서 점심 식사 후 주변을 10분 정도 산책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거창한 운동이 아니더라도 앉아 있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끊어주는 것만으로도 신체에는 꽤 다른 자극이 됩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운동의 목표를 남과 비교하지 말라는 점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헬스장에서 저 분은 저렇게 드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제 경쟁 상대는 어제의 저뿐입니다. 중요한 건 조금씩, 꾸준히 자신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고, 그 기반 위에 퇴직 후의 삶이 서 있습니다.
퇴직 후 건강관리는 퇴직 전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저도 지금 이 루틴을 2년째 이어오고 있고, 퇴직 후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몸에 습관을 새기고 있습니다. 오늘 당장 헬스장이 부담스럽다면, 집에서 의자 스쿼트 10회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 10회가 쌓이면, 나중에 혼자 계단을 오르고 여행 가방을 들고 공항을 걷는 몸이 만들어집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운동 처방 조언이 아닙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운동 시작이 처음이라면 담당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na.co.kr/view/AKR20240319055800530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0133400530?utm_source=chatgpt.com
https://bokji.gangnam.go.kr/board/welfare_manual/55/view.do?mid=ID09_01&utm_source=chatgpt.com